요시다 유니 개인전 다녀왔다.
간만에 친구가 전시 보러 가자고 해서 운좋게 다녀왔다. 요시다 유니의 개인전은 9월 24일을 마지막으로 종료되는데 딱 이틀전에 다녀올 수 있었다. 친구야고맙당
사실 큰 정보없이 갔던 터라 어떤 전시인지는 잘 몰랐고, 픽셀이 깨진것 같은 과일 사진이 대표작으로 유명하다는 것 정도를 알고 갔었다.
그런데 다 보고나니 전반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전시였다. 최근 전시운이 좋구만

아래는 과일부터 시작해서 쭉 이어지는 작가의 멋진 창조물들. 이 중에서도 과일의 네모난 픽셀화는 과일 자체가 가진 고유한 색상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직접 과일들로부터 채취해서 큐브로 다듬고 쌓아올린 작품들이다.
보면서 와 어떻게 이렇게 공들여 깎고 깎아 색을 유지하고 사진을 찍었을까 생각했다.
화분도 어떤 의미가 있다고 들었는데 이건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쥬륵










그리고 또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의 작품들. 화분인듯 하지만 자세히 보면 화분 형태를 표현한 사람과 배, 입술과 꽃과 화병, 등과 사과.
보석의 형태를 손과 선과 사람의 피부로 표현한 것들.
모두 신선하고 인상깊었고 재미있었다.
특히 책들이 무수히 모여 만들어낸 인물사진의 작품은 직접 책을 만들고 사람의 모습을 완벽히 구현한 후 일부러 책을 흐트려 흐트러짐을 표현했다고 한다. 이 작품 앞에서는 꽤 오래 서 있었다.










그녀는 브랜드와의 협업도 진행하고 드라마의 커버 포스터도 콜라보로 작업했는데 그 표현들이 모두 재밌다.
작품을 보다보면 멀리서 한번, 가까이서 한번, 자세히 한번 꽤 오랫동안 들여다 봐야 한다.
멀리서 보면 의도한 이미지가 보이고
가까이서 보면 만들어낸 재료가 보이고
자세히 보다보면 작가의 생각이 보이기 때문이다.
꽤 영감적이고, 친절하고, 참신하다.









김밥의 김은 사실 그림자로 표현한 것, 진짜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리고 전시의 대미를 장식했던 작가가 5년에 걸쳐 그녀의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57장의 포커들.
카드의 문양과 이미지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하나 공들인 세팅과 신선한 시도로 만들어져 있다.
전시회 마지막 굿즈샵에 트럼프 카드를 팔고 있었는데, 전시굿즈를 잘 사지 않는 나도 이건 소장가치가 있어 구매했다.









아마 트럼프는 아까워서 플레이는 못할듯,,, 작품으로 가지고 있을 것 같다 ㅋㅋ
요시다 유니 작품들을 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사물과 소품 이미지들을 다른 관점으로 풀어낸다.
*착시를 이용하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사물의 단면을 표현하거나,
*현미경처럼 자세히 관찰해야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을 콕 끄집어내 내보여준다.
이런 작품들을 보고 있다 보니 새삼 내 생각과 시선이 단순하다는 걸 깨닫고, 작가의 창조가 신선함을 넘어 위대하게 느껴졌다.
유명한 작가는 유명한 이유가 있다는 걸 다시 깨닫게 해준 전시.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최근 예술에 관해 슬픈 생각이 들었다. 점점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와 상업에 맞춰 발빠르게 변하고 배워야하는 현실 속에서 시간을 조약돌처럼 쌓아 작은 생각들을 모으고 그것들을 오랜시간 정성들여 가꾸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예술가들이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내겐 예술도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라,
오랜만에 또 기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