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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입주금 천만원 빌라 분양에 대해 배우다.

jeonjoy 2025. 4. 13. 00:09

독립을 하려고 집을 알아보다보니 적은돈으로 신축분양이 가능하다는 현수막을 여기저기서 봤다. 엄마도 집을 살라면 새집을 들어가는게 어떻겠냐고 먼저 추천해주셨고, 나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새집같은 집 매물들을 보면서 저렴한 매매가에 놀라고 처음엔 의심했다.

허위매물인걸까?


이거 완전 허위매물아냐?? 이게 가능한 금액이야?? 생각하면서 일단 전화나 해보자 하고 전화를 걸었고, 집을 보러 오라고 해서 엄마랑 같이 집을 한번 보러갔었다. 보라동 신축빌라, 공세동 신축빌라, 언남동 신축빌라 등등...

좋은 컨디션의 실제 매물도 있었다.


이게 시스템이 ㅇㅇ하우징 같은데 들어가면 나오는 매물들은 사실상 허위매물이 맞긴 하다. 보통 진짜 말도안되는 1억 중후반 금액대가 있는데, 이런 금액대의 집들은 동네가 멀어져야 있는거고 내가 마음에 드는 동네에는 사실 그런 집이 없고, 보통 2억대 중후반 금액의 매물이었다. 그러니까 있기는 있는데 금액이 좀 더 높긴 했다.

매물은 있는데, 대출이 어떻게 가능한걸까.


근데 2억 중후반도 완전 새집 컨디션에 이가격이면 너무 괜찮은거다. 그런데 보통 그 금액에 나와있어도, 매매가 대비 요즘은 생애 첫주택 대출을 받아도 80퍼센트가 최대인데, 어떻게 천만원~2천만원으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거지? 의문이었다. 1금융권으로 받고 나머지 모자란 차액은 신용대출로 밀어붙인다고 유튜브에 치면 나오는데 알아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주택담보대출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감정가'를 높이면 된다는 뜻이었다.

감정가로 대출 받는 방법?


빌라에는 감정평가를 해서 그 집의 금액을 감정하고 감정가 대비 대출을 낼 수 있는데, 예를들어 2억 5천에 구매하고 싶다고 했을 때 3억의 감정을 받게 되면 3억의 80퍼센트인 24000만원이 가능해지고, 나는 1천만원만 내고도 입주가 가능해지는것이다. 말을 들었을 땐 그게 진짜 가능한 줄 알았다.

그럼 생애첫주택 대출도 가능하고, 감정가 대비 대출금도 잘 나오고, 그럼 난 돈 조금만 가지고 있어도 대출이 나오는거니까, 진짜 빌라라서 그렇지 내가 사서 평생 들어가서 잘 살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계약을 진행하려고 했었다.

계약서가 불법이었다!


그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감정가를 높게 불러서 계약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계약서를 2장을 써야 한다는 뜻이었다. 나는 처음엔 이게 불법인지 뭔지도 몰랐다. 은행용 계약서 1장(3억 대출용), 진짜 매매금액 계약서 1장(2억 5천). 그러니까 감정가를 높게 불러야 하니까 은행용에는 이렇게 적어서 내는거다. 하길래 '감정용' 계약서는 원래 다른거구나.. 그렇게 프로세스가 되는건가보다 했다.

계약을 하겠다고 말하고 나서 집에 와서 찾아보니 이게 사실은 공식 계약서가 아니고, 불법 계약서이며 나중에 걸릴 경우 세금 폭탄이 어마어마하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이런걸 두고 '업계약서'라고 한단다. 업계약서/다운계약서라고 편법으로 대출을 올리거나, 혹은 팔 때 일부러 더 낮은 금액으로 팔아서 세금 회피 목적으로 계약서를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계약 취소 요청


이 집을 계약하면 내가 얼마나 큰 리스크를 지는 건지 깨달아버린 이상 더이상 진행할 수가 없었다. 관행처럼 여겨지고 걸리지 않으면 그만이다 생각할 수도 있는데, 엄연히 불법이고 해서는 안되는 계약이었다.

알았으면 절대로 안했을 텐데, 적은 돈으로 집을 구매하려는 생각에 갖혀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프로세스가 어떻게 들어가는지에 대해 이번 계기를 통해 크게 배웠다.

계약금을 넣어놓고 온 뒤라 이게 불법이니 진행하지 말자고 말했는데, 더 설득을 해야 할 것 같다. 설득이 잘 되었는지는 주말 지나고 결과가 나오면 또 글로 남겨야겠다.

혹시나 나같은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통해 위험성을 알고 꼭 계약까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피해입지 않기를 바라면서...

빌라도 괜찮은거 아닌가, 그냥 내가 편하게 사서 살아도 괜찮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접근을 했었는데, 사람들이 빌라를 사지 말라고 하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도시형 생활주택도 마찬가지다. 이 두 집들이 오르지 않고 선호하지 않는데는 이렇게 깊게 들여다 보고 나니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다.

빌라나 도시형생활주택은 시세가 잡히지 않는다.

KB 부동산 시세라고 있다. 부동산에 대해 잘 모르는 나같은 사람은 처음 들어봤을 것이고, 집 좀 봤다는 사람들은 아마 잘 알 거다. 아파트 실거래가와 시세를 알 수 있는 어플이다. 사람들이 아파트 아파트 하는데는 아파트가 시세가 깨끗하게 공개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가 빠져들뻔 했던 것 처럼 속고 속이는 분양가 속임 같은게 더더욱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출 더 받아주겠다며 업계약서를 쓰자고 하는 중개사도 더러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꼭 위험을 감수하고 진행하는 불법 계약인것을 인지하길 바란다.

내가 계약하려고 했던 건 도시형생활주택이었다. 입지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데, 시세가 잡히지 않고, 감정가도 최대로 불러서 그냥 업계약을 쓰면 가진돈이 없어도 받을수가 있는. 은행도 공공연히 다 알면서도 눈감고 아웅 해줄수 있는 듯 하다.

시세가 잡히는 안전한 아파트를 사거나, 빌라를 사더라도 돈을 더 준비하고 계약서를 제대로 쓰고 사자.


계약 파기를 하게 되면서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계약은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계기로 집을 살 때 돈을 더 모으고 모아서 제대로 된 시세 잡히는 아파트를, 구축이어도 부동산 끼고 제대로 사야겠구나 하고 마음먹게 되었다.

크게 배워서 기록차 올려봤다. 같은 실수를 행하는 사람이 꼭 없기를!

계약금 돌려받으면 받았다고 글도 꼭 남겨야겠다.

나이는 사회중년생인데 경험은 사회초년생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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