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을 만나러 성수에 갔다. 성수 방문은 너무 길지 않으면서 또 오랜만이다. 여러 팝업스토어들이 줄지어 있었고 재밌는 경험들도 많이 했다. 밥은 일식 위주로 두끼를 해결했는데 1시간 이상 기다릴 만큼 맛이 있었냐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조금하기 곤란한 곳들이다.
성수하면 떠오르는 서점이 있다. 낫 저스트 북스 (Not Just Books) 여기는 꽤 오래전부터 기억이 안나는 우연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 하고 있던 곳인데, 슬로건이 계정의 슬로건이 인상깊은 곳이었다.
책 한 권이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합니다.
꽤 멋진 문장이다. 뿐만 아니라 피드에서도 서점 주인장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책을 추천하는지가 묻어나 있는데 종종 들어가 보곤 했다.
최근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뒤로 더욱 더 서점을 찾게 된 터라 낫 저스트 북스는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때마침 오늘 성수에 들르게 되어 만나볼 기회가 생겼다.
NOT JUST BOOKS.
가는 길이 그런데 생각보다 멀리 있었다. 서울숲 뚝섬 성수역 어디에서도 좀 걸어야하는 위치였고 가야할지 선뜻 결정이 나지 않았다. 같이 놀러간 친구중 하나가 내가 서점 갈 생각이 있다고 하니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해서, 아, 그러면 진짜 가도 되겠다 싶어 발걸음을 옮겼다.
서점은 조용하고 분위기 있었다. 꽤 넓고 책을 읽을 공간도 있었다. 그리고 서점 문을 열었을 때 순돌이라는 귀여운 강아지도 달려나와 우릴 반겼다.
내가 읽을 책 한 권, 그리고 책을 선물하고 싶은 친구에게 줄 책을 한 권 고르려고 둘러보는 데 사장님이 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책을 선물하고 싶은 친구는 최근 직장도 자주 바뀌고 그래서 고민이 많은 친구였기에, 뭔가 공감이 되어줄 만한 친구같은 책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래서 책을 추천받았을 때 추천받은 두가지는 다정한 위로 같은걸 한 장 씩 꺼내 먹을 수 있는 따뜻함이 담긴 책 한 권과, 또 한 권은 '먼길을 돌아가야 할까' 라는 친구를 암으로 잃고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했던 어느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었다.
두 개 다 매력적인 책이었지만 결국 사장님이 쓰신 책을 두 권 골랐다. 밑에 귀엽게 사인도 해드려요! 라는 메모가 적혀있어서 사인도 부탁드렸다.
4월에 받은 사인을 품고 하나는 포장을 하고 하나는 나를 위해, 그리고 또 읽고 싶은 다른 책과 함께 총 세 권을 골라 집으로 돌아왔다.
책을 선물 할 때 그 책이 어떤 책인지를 알아야 선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를 위해서도 사들고 먼저 읽기 시작했다.
서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될 줄 몰랐고, 양양에서 지내던 귀여운 순둥이 강아지와 함께 살 줄은 몰랐던 사장님의 우여곡절 서점 오픈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 자체로도 너무 좋았지만, 그간 읽어오면서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안에 담아놓은, 영화 한 편 미리보기 같이 읽고싶어질만한 책들을 소개하는 장들도 책의 가치를 더 느끼게 만들었다.
올해 들어 참 잘 산 책들이 많다. 그중에 또 한 권 이렇게 반가운 책을 만나서 글로 남긴다.
시간이 또 나면 종종 찾아서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다른 책을 또 읽으러 가 볼 생각이다.
내 다음 읽고 싶은 책은 원도 님의 경찰관속으로 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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